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판세 분석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판세 분석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28일 오후 3시 55분]

"부처님의 눈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들이 문제" 발언에 대해 내놓은 평이다(관련기사 : 급해진 한동훈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https://omn.kr/280r4). 특히 민주당은 후보들에게 따로 공지를 통해 해당 발언에 대응하지 말고 정부·여당의 실정(失政)과 지역공약을 알리는 데 힘쓸 것도 주문했다. 험한 막말에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 없다는 얘기였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이날 서울 서대문갑 지원유세에서 법무부장관 재직 당시 자신을 향해 정치적이라고 비난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인이란 직업을 비하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해당 발언을 했다. 구체적으론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분의 삶을 모두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즉,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와 혐오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정치인들의 행태 탓이란 주장이었다.

이로 인해 '선거 첫날부터 입이 거칠어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 위원장은 일부 단어만 수정한 채 기존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같은 날 서울 중구성동구갑 지원유세 현장에서도 "(정치를) 후진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실망하는 것"이라며 "정치를 할 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정치가'란 말에는 죄가 없다. 정치를 뭣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다. 그 사람에게 죄가 있다. 그 죄를 묻자"고 말했다.

"과도한 대응 자제" 공지 낸 민주당, "우린 품격 있게 지지 호소할 것"

민주당은 이에 "한동훈 위원장에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길 바란다"는 김민석 총선 종합상황실장 명의의 공지를 전체 후보자들에게 보냈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다. 후보들은 윤석열 정권의 민생경제 실정 지적과 지역공약 홍보에 집중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김민석 상황실장은 이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위원장이 욕설을 했다고 해서 그에 똑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공지를 후보들에게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 공지를 내면서 무학대사의 고사를 생각했다. '부처님 눈으로 보면 부처님으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돼지로 보인다'는 '불안돈목(佛眼豚目)'의 고사를 남기신 바 있다"며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선거를 바라보지 않겠다는 취지였다"고 꼬집었다.

또 "미국 선거에서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란 말이 있다"면서 "(민주당은) 남은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상황실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위원장의 말씀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께서 하실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후보들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 내부에 뜻을 공유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만 말했다.

조국혁신당 "한동훈 위원장, 급하긴 급한 모양"

조국혁신당도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고사를 인용했다. 무엇보다 "거칠어진 한동훈 위원장, 급하긴 급한가 보다"고 꼬집었다.

신장식 대변인은 "한 위원장은 '율사(律士)'를 오래 해서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개 같다'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다.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인데 한 위원장 정말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패션과 언행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한 위원장이 그런 험한 말까지 하다니요"라며 "귀를 씻고 한 위원장의 오늘 발언은 안 들은 걸로 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정의당 "어제는 말조심 하자더니 첫날 막말 경쟁에서 독주 중"

녹색정의당은 "한 위원장이 선거 첫날 유세를 욕설로 시작했다"며 "정말 끔찍한 저질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한 위원장이 하루 전날 '말조심'을 주문했던 것을 꼬집었다(관련기사: 한동훈, 이재명 '의붓아버지' 발언에 "재혼 가정에 상처주는 얘기" https://omn.kr/27zz6).

이세동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며칠 전 야당 대표를 '막말 대장'이라고 하고, 바로 어제는 '(이재명 대표를) 반면교사로 삼고 국민 눈높이서 말조심하자'라고 하더니"라며 "정작 본인이 선거 첫날 단 한마디로 막말 경쟁에서 압도적인 독주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의원 윤리강령'에서 윤리 강령을 준수하라는 1조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2조의 품위유지의무"라며 "그런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수백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이끄는 사람이 앞장서서 정치의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이 부대변인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서 감정도 주체하지 못하고 밑바닥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공직을 맡길 수 없다"며 "녹색정의당은 막말을 일삼는 저질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고, 정권심판이 정의로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그:#더불어민주당, #한동훈, #조국혁신당, #22대총선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